7년 전 겨울, 처음으로 혼자 새벽 사입을 나갔던 날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새벽 1시 반쯤 동평화 입구에 도착했는데, 이미 거기서부터 압도가 되더라고요. 장끼 끌고 뛰어다니는 사입 선생님들, 봉투 잔뜩 든 채 엘리베이터 밀고 들어가는 아주머니들, 도매처마다 형광등 아래서 옷 펼쳐놓고 흥정하는 소리... 그게 전부 저한테는 외계어였어요.

첫 도매처 들어가서는 진짜 얼어붙었습니다. "이거 얼마예요" 물었더니 사장님이 "낙찌는 얼마나 떼실 거예요?" 하시는 거잖아요. 낙찌가 뭔지도 몰랐으니까 그냥 멍하니 서 있었죠. 나중에 알고 보니 낙찌는 가져갈 수량을 말하는 거고, 수량 따라 단가가 다 달라지는 구조였던 거예요. 그날 시아게 상태도 확인 안 하고 무조건 예쁜 것만 집어왔다가, 집에 와서 보니 실밥 정리가 하나도 안 된 거 수두룩해서 손이 두 배로 갔습니다.

그래도 그날 새벽이 없었으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거예요. 새벽 사입은 처음엔 다 이렇게 깨지면서 배우는 겁니다. 처음 나가시는 분들, 너무 겁먹지 마시고 일단 현장에서 눈 크게 뜨고 사장님들한테 많이 여쭤보세요. 물어보는 사람이 결국 더 빨리 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