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시장에서 신규 아이템 사입할 때 제일 무서운 게 MOQ 아닌가요. 새벽 두 시에 도매처 사장님한테 "이거 얼마나 해야 돼요?" 물었더니 "기본 오십장이요" 한 마디에 발길 돌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제가 처음 이 문제를 풀기 시작한 건 같은 동대문 셀러들끼리 연락을 트면서부터였어요. 비슷한 카테고리 파는 분이랑 서로 부족한 수량 나눠서 한 장끼씩 채워 넣는 거죠. 예를 들어 블랙 스물다섯 장, 상대방이 아이보리 스물다섯 장 해서 오십장 맞추는 식으로요. 시아게 들어가기 전 원단 단계에서 미리 조율하면 색상 혼용도 도매처 사장님이 훨씬 유연하게 받아줘요.

또 하나는 낙찌 타이밍을 노리는 거예요. 시즌 끝물에 도매 사장님들도 재고 부담이 생기거든요. 그때 가면 MOQ 깎아주거나 아예 낙찌로 소량 풀어주는 경우가 꽤 있어요. 새벽 네 시 넘어서 한 바퀴 더 돌아보면 "이거 열 장만 남았는데 가져갈래요?" 이런 말 종종 들을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도매처 사장님과 신뢰를 쌓는 게 진짜 핵심이에요. 단가 깎으러 온 사람보다 꾸준히 재방문하는 셀러한테는 "이번 한 번만요" 하면서 소량 허락해 주시는 분들 많거든요. 저도 지금 단골 도매처 세 군데는 MOQ 절반도 안 되는 수량으로 사입하고 있어요. 결국 발품이 쌓이면 길이 생기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