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사입 나갔던 날은 새벽 1시 반쯤 동대문에 도착했습니다. 건물 불은 환한데 사람들은 전부 빠르게 움직이고, 쇼핑몰처럼 구경하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입구부터 괜히 긴장되더라고요. 도매처마다 장끼 들고 다니는 사장님들이 가격과 수량을 바로바로 묻는 모습도 낯설었습니다.
처음엔 예쁜 옷만 보이면 무조건 떼어올 생각이었는데, 막상 보니 원단과 봉제, 사이즈 반응까지 같이 봐야 했습니다. 한 도매처에서 마음에 든 셔츠를 물어보니 최소 수량이 생각보다 높았고, 다른 곳은 낱장 사입이 가능하지만 단가가 조금 더 붙었습니다. 시아게 상태와 단추 마감도 가까이서 확인하니 사진으로 볼 때와 꽤 다르더군요.
가장 당황했던 건 낙찌였습니다. 물건을 고르고도 색상이나 수량이 바로 안 맞으면 다시 확인하느라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첫날에는 동선도 엉켜서 같은 층을 몇 번씩 돌았고, 새벽 5시가 넘으니 다리도 풀렸습니다.
그래도 직접 도매처를 돌며 사입해보니 온라인 도매와는 보는 기준이 달라졌습니다. 다음부터는 미리 품목과 예산을 정하고, 장끼와 메모장을 챙겨서 동선부터 짜고 가려고 합니다. 첫 사입은 많이 사는 것보다 시장 흐름을 익힌 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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