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평화시장 4층 도매처 앞에서 흥정을 끝도 없이 붙잡고 늘어진 게 화근이었어요. 그 집 기본 단가가 8,500원짜리 니트였는데, 제가 "100장 뽑을 테니 7,900원에 주세요" 하고 버텼거든요. 사장님이 처음엔 안 된다 하더니 결국 8,000원에 합의봤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게 문제의 시작이었어요.

물건 받고 시아게 상태 보니까 솔기 마감이 죄다 엉망이었어요. 오버록이 빠져 있는 것도 있고, 니트 올이 당겨진 낙찌 제품이 30장 넘게 섞여 있었어요. 그 도매처, 단가 후려치면 시아게 품질 낮은 장끼 물량으로 채워 넘기는 거 나중에 알았어요. 주변 사입 선배들한테 물어봤더니 "거기 그런 데야" 하더라고요. 진작에 물어볼 걸.

결국 반품 요청했더니 도매처에서 교환은 해주는데 배송비는 제가 내래요. 30장 왕복 택배비에 판매 지연 손해까지 합치니까 단가 500원 아낀 게 아니라 오히려 한 장당 1,200원씩 손해 본 꼴이었어요.

그 뒤로 저는 신규 도매처에서 첫 사입할 때 절대 단가 후려치기 안 해요. 딱 두 번 소량으로 사서 시아게 꼼꼼히 보고, 믿음 생기면 그때 수량 올리면서 단가 조율하는 방식으로 바꿨거든요. 단가는 도매처 관계가 쌓이고 나서 얘기해야 제대로 된 물건이 딸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