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APM 물건 받아서 차에 싣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게 검품이에요. 저는 도매처에서 넘겨주는 그 자리에서 바로 훑는 편인데, 처음엔 시간 아깝다고 그냥 들고 나왔다가 낙찌 섞인 채로 입고돼서 반품 전쟁 치른 적이 한두 번이 아니거든요.

제가 현장에서 쓰는 방법은 이래요. 도매처 직원이 박스 꺼내는 동안 저는 이미 첫 장 펼쳐서 봉제선이랑 시아게 상태 확인합니다. 특히 니트 계열은 올 나간 거 육안으로 안 보이는 경우 많아서 형광등 밑으로 들어 올려서 역광으로 한 번 더 보고요. 재킷류는 안감 박음질이랑 단추 걸림 여부, 얇은 소재 블라우스는 핀 자국 남은 거 꼭 체크해요.

장끼나 낙찌 특히 조심해야 하는 게, 도매 담당자도 바빠서 본인들도 모르고 섞어주는 경우가 진짜 많아요. 이 부분은 도매처 탓이 아니라 사입러가 직접 잡아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검품하다 낙찌 나오면 그 자리서 바로 수량에서 빼고 정산 다시 받아요. 괜히 들고 나왔다가 나중에 얘기하면 서로 껄끄러워지기 쉽고요.

물량 많을 때는 전수검품이 현실적으로 어렵긴 한데, 그럴 때는 박스별로 상하단 각 2~3장씩은 무조건 꺼내 봐요. 도매처마다 특성이 달라서 어디는 시아게 마무리가 거칠고 어디는 포장에서 구겨지는 경우가 잦고, 거래 쌓이다 보면 그 패턴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그게 결국 검품 속도 올리는 가장 빠른 방법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