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동대문 사입 간다고 했을 때 지금 생각하면 진짜 웃기다. A동이니 B동이니 다 알고 간 줄 알았지. 근데 막상 새벽 도착하니까 가로등 불빛 제일 밝은 데가 장 본진인지도 몰라서 한참 헤맸다.

시계 보니까 새벽 1시 45분. 사람들 움직임이 확 달라지는 시간이더라. 나는 그때 '아 이게 시아게 각이구나' 싶었는데 아직 아무것도 몰랐어. 뭐가 급했는지 그냥 손에 잡히는 대로 낙찌 하나 들고 이거 얼마냐고 물었단 말이지. 그 순간 점원 표정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나중에 알았는데 사입 새내기가 대놓고 물어보면 단가 그냥 확 올려 부르는 데가 허다하더라.

그리고 장 안에서 하는 싸인들도 하나도 몰라서 그냥 옆에 있는 실장님들 노트 필기하는 거 몰래 봤다. 아 저게 오늘 매출 나올 낙찌 표시구나 싶으면서. 첫 사입 날 결국 계산 마친 게 새벽 5시였지. 밖에 나왔는데 허기 때문에 다리 풀리고 차에 물건 싣다가 그대로 한 번이 닫혀서 눈물날 뻔했다. 진짜로 아무 생각 없이 갔다 온 게 제일 무서웠단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