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렉 나가서 진짜 좋은 피스를 건졌는데, 사진 찍을 생각이 전혀 안 들었던 적이 있었어요. 손에 들고 있는데도 "이걸 또 어떻게 찍지" 싶은 그 공허함. 번아웃이 온 거라는 걸 한참 뒤에야 알았어요.

빈티지 셀러 일이 감성으로 먹고사는 일이다 보니, 그 감성이 바닥나면 진짜 아무것도 안 되더라고요. 촬영 세팅 놓고도 멍하니 있고, 올려야 할 재고는 쌓이는데 손이 안 가고. 소량 다품종으로 굴리다 보면 하나하나 신경 써줘야 하는데, 그 에너지가 완전히 소진된 느낌이었어요.

그때 제가 다시 켜진 건 "팔려고" 찍는 걸 잠깐 멈추고, 그냥 좋아서 찍은 컷 하나 때문이었어요. 누가 볼지도 모르고 올린 그 사진에 조용히 반응이 오면서, 아 나 아직 이 일 좋아하는구나 싶었거든요.

번아웃 왔을 때 어떻게 다시 불 켜셨는지, 다른 분들 얘기도 너무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