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오전에 악성 문의 전화 받으면 점심이 안 넘어갑니다. 면역 같은 건 없어요.

다만 3PL 현장에서 클라이언트 수십 곳 붙잡고 일하다 보면 하나 확실하게 배우는 게 있는데, "이 사람이 화난 게 나한테 화난 건지, 상황에 화난 건지" 구분하는 감각이 생깁니다. 반품 회수 건으로 연락 오는 고객 대부분은 상품이 아니라 기다린 시간에 화가 나 있거든요. 도서산간 배송 지연, 파렛트 단위 입고 밀림, 풀필먼트 센터 오출고. 원인은 죄다 따로 있는데 셀러한테 쏟아지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저는 멘탈 관리를 "마음을 단단하게" 방향으로 안 가져갑니다. 대신 응대 프로세스를 짜두는 쪽으로 갑니다. 어떤 유형의 문의가 오면 어떤 문장으로 1차 응대하고, 며칠 안에 어떤 정보를 전달한다는 흐름이 있으면 그 순간 감정 소모가 확 줄어요. 내가 반응하는 게 아니라 프로세스가 대응하는 느낌이랄까요.

그게 없으면 매번 맨몸으로 받아내야 하고, 하루에 세 건만 걸려도 저녁에 진이 빠집니다. 소규모 셀러분들일수록 이걸 시스템으로 안 만들고 버티다가 결국 사업 자체를 놓는 경우 꽤 봤습니다.

감정 소모 줄이는 건 멘탈 강해지는 게 아니라 맞닥뜨리는 횟수를 구조적으로 줄이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