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그만두고 뭘 해야 하나 멍하니 있다가, 옷장 정리하다가 안 입는 옷들 당근에 올렸는데 그게 다 팔리는 거예요. 그때 "어? 이거 되네?" 싶었던 게 시작이었어요. 거창한 포부 같은 거 없었고요.

솔직히 말하면 백수 상태가 창피해서 뭐라도 하는 척 하고 싶었던 것도 컸어요. 부모님한테 "저 요즘 쇼핑몰 해요" 하면 일단 뭔가 하는 사람처럼 보이잖아요. 근데 그게 진짜 3년째 이어질 줄은 몰랐죠.

지금은 혼자 CS, 촬영, 발주, 정산 다 하면서 종종 내가 왜 이 길을 택했나 싶기도 한데, 그때 옷장 뒤집은 게 없었으면 아직도 뭘 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을 것 같아서요. 계기가 초라해도 어쨌든 굴러는 가고 있으니 됐다고 스스로 위로 중이에요.

혹시 다들 시작 계기가 거창하셨나요, 아님 저처럼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