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끼 한 번 크게 데이고 나서 검품 습관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그전에는 대충 물건 수량만 맞추고 끝냈는데, 지금은 도매처 가서 박스 여는 순간부터 눈에 불 켜고 봅니다.

일단 같은 스타일 번호라도 무조건 랜덤으로 세 장 이상은 들춰봐요. 낙찌 있는지, 시아게가 칼 맞는지 봉제 라인이 한쪽으로 쏠렸는지. 이거 한두 시즌 하다 보니 어깨선 틀어짐 같은 건 손으로 탁 잡는 순간 감이 오더라고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전 시즌 사입 물량이랑 시아게 톤 차이 나는지 비교하는 거예요. 같은 검정이라고 써놨는데 조명 아래서 보면 푸른빛 섞여 있는 애들이 종종 있어요. 사입러들 사이에서는 검은색 종류만 열 가지 넘는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더라고요.

마감 처리는 꼭 뒤집어 봅니다. 시접 감아 넣은 안쪽 라인이 들쭉날쭉인 애들은 걸리면 이후 물량 문의 들어오는 게 확연히 달라져요. 손 빠른 새벽일수록 이거 소홀한데, 사업자가 쌓이면 결국 반품 리스크가 사입 새벽 시간을 다 잡아먹어요.